「강릉시민과 함께하는 사회적경제 토크콘서트」
마카모예~사회적경제로 수다 한판!
「강릉시민과 함께하는 사회적경제 토크콘서트」가 지난 11월 21일 저녁 작은공연장 단에서 마련되어 웹진 솔솔이 그 수다의 현장을 찾았습니다.
이번 토크콘서트는 사회적경제에 대한 선입견과 편견을 없애고, 서로 협동하며 살아가는 사회적경제를 만들어가기 위해 강릉협동사회경제네트워크가 주관하고 이을협동조합이 기획과 진행을 맡았습니다. 강릉시민 모두가 초대받은 이날 콘서트에는 가톨릭관동대학교 창업지원단의 백락준 교수, 강릉시민행동 김성수 위원장, 사회적기업 커뮤니티워크 구완회 대표, 강릉협동사회경제네트워크 양극호 팀장이 단상에 올라 이야기를 이끌어 주었습니다.
김기홍/이을 협동조합
< 1부 우리가 알고 있는 사회적 경제 >
4인 4색, 사회적 경제를 바라보는 시선
이야기꾼으로 초대받은 네 분의 패널들이 각자의 영역에서 강릉 지역 내 사회적 경제에 대한 인식과 역할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내놓는 것으로 콘서트를 시작했는데요, 다양한 분야에서 초대받은 만큼 그 내용 또한 다채로웠습니다.
양극호 팀장은 그동안 강릉네트워크의 회원사들과 공들여 진행해온 강릉네트워크의 사명처럼 ‘함께 이롭고, 함께 실천하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 사회적경제의 중심축이라고 깔끔하게 정리했습니다. 또, 사회적 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구완회 대표의 경우는 우리 지역의 청년창업가로서 개인 경험을 소개하면서 ‘사람이 중심 되는 경제’가 사회적경제이며 이번을 계기로 지역에서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백락준/가톨릭관동대학교 창업지원단
대학 내 인식은 지역 사회에서 일반적인 시선에 더 근접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백락준 교수는 아직까지 대학사회에서 사회적 경제에 대한 관심은 많이 낮다고 하면서 산학협력차원에서 연계를 시도할 수 있겠다고 전했습니다.
김성수 위원장은 시민단체의 관점에서 이야기를 열었는데요, 대자본 중심으로 지역에 별다른 기여가 없는 대형 마트 등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사회적경제가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도 있음을 밝혔습니다. 그러나 또 한편 사회적 경제라는 이유만으로 참여자, 근로자들의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김성수/강릉시민행동
사회적경제도 경쟁하고 있는가?
구완회/커뮤니티워크
계속해서 사회를 맡은 이을협동조합의 김기홍 대표는 일반경제와의 차별이나 경쟁 등에 날카로운 질문을 던졌는데요. 이에 대해 구완회 대표는 단순 비교는 어렵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대형마트의 진입은 큰 흐름에서 막을 없는 것이고, 그와 관계없이 다른 아이디어와 사업으로 약자를 보호하면서 동반성장할 수 있는 시장으로 진입해야 한다.’며 그야말로 관점의 전환을 요청했습니다. 기존의 경제 방식과 컨텐츠와 유통, 마케팅을 달리해 다른 시장을 두드린다면 가능성이 높다고 했지요.
강릉 네트워크 사무국으로서는 올해 내부 역량 강화를 거쳐서 내년부터는 신규회원을 적극 발굴하는 등 지역 기반을 다지는 것으로 조직을 키워나갈 계획을 야심차게 발표했습니다.
양극호/강릉협동사회경제네트워크
사회적경제, 시민사회로 진입하자면?
이야기가 무르익자 사회적경제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이나 시민사회와의 연계와 같은 부분들이 이슈로 떠올랐습니다.
강릉시민행동의 김성수 위원장은 로컬푸드의 예를 들었는데요, 내년 봄 강릉원예농협에 로컬푸드 매장이 최초로 생긴다고 전하며, 과거 강릉 이마트의 로컬푸드 도입 실패 경험, 로컬푸드 관련 한살림의 한계 등에 대해서도 전했습니다.
이와 별개로 시민행동의 활동 중 작년부터 추진 중인 친환경 로컬푸드 급식 확대 사업에 대해 소개하면서 나에게 필요한 부분을 채워주는 것부터 시작해야지 이론이나 지원제도만 보고 뛰어들면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자기 주변의 불편한 부분부터 개선하는 노력을 한다면 사회적경제가 자연스레 시민사회 영역으로 들어올 수 있음을 시사했지요.
양극호 팀장은 더 직선적으로 지역의 문제를 꼬집었는데요. 지역의 문제가 무엇인지 대학생들에게 하나씩 예를 들어보라 했더니 아무런 답이 없었던 경험을 들면서 ‘무관심’이 가능 큰 문제라고 이야기합니다. 지역에 대한 관심을 갖는다면 지역의 문제점도 발견할 수 있고, 이를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찾다보면 자연스레 사회적경제로까지 관심이 갈 것이라는 얘기겠지요.
오세동/강릉신협
지역 문제에 대해 얘기가 나오자 객석의 반응도 뜨거워지기 시작했습니다. 함께 자리한 강릉신협 오세동 상임이사가 마이크를 건네받았는데요, 강릉 단오제에 대해 단적으로 지적하는 것으로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남대천에서 개최되는 단오제는 대부분 타지역 상인들이 점유하고 있어서 경제적 효과가 미비하니 단오제를 시내권으로 이동해 개최할 것을 역설했습니다. 이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골목상권, 전통상권이 살아날 것이라는 분석이 뒤따랐지요. 같은 맥락으로 거래 은행은 지역의 새마을금고, 농수축협단위조합, 신협을 이용할 것을 강변했는데요, 대형 브랜드 은행을 이용하니 지역에서 벌어들인 돈이 밖으로 계속 빠져나가는 것이라 설명하여 많은 공감을 얻었습니다.
객석에는 공정무역까페 마카조은의 정광민 대표도 자리했는데요,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예로 들면서 시민들의 합의와 필요에 의해 생겨난 것이 아닌 정치적 이슈에 따라 결정되는 대형 이벤트가 가진 문제점에 대해 열변했습니다. 올림픽을 불과 1년여 앞둔 시점에서 깊은 고민을 안겨주는 화두였습니다.
정광민/공정무역카페 마카조은
이렇게 1부 순서가 마무리되고 ‘청소년가요제, 이을협동조합이 배출한 훌륭한 가수’의 공연이 이어졌는데요. 사회자가 이름을 밝히지 않아 웹진 솔솔에서는 불가피하게 ‘무명가수’라 칭할 수밖에 없겠네요. 무명가수님 콘서트 자리를 반짝반짝 빛내주어서 감사하고, 앞으로 더욱 멋진 가수이자, 청년으로 만날 수 있기를 웹진 솔솔이 바래봅니다~
< 2부 지역에서 사회적 경제가 나아갈 길 >
사회적경제, 시민들의 박수와 관심을 얻으려면?
사회적경제와 시민사회에 대한 이슈는 2부에서도 열기를 더해 이어졌습니다.
객석에 함께한 파랑달협동조합 김현경 대표는 실질적 소셜 미션 없이 사회적경제 제도의 허점만을 노려 그 열매만 따먹으려는 ‘체리피커’들이 늘어날 것이라는 점을 얘기하며 이에 대한 패널들의 의견을 구했습니다.
이에 대해 구완회 대표는 사업 초기 농촌 마을에 대한 전수조사를 했었던 사례를 들었지요. 농촌에 나랏돈이 많이 들어와서 시설 투자가 이뤄지지만 할머니, 할아버지 밖에 없어서 이후에 운영할 젊은이가 없는 현실을 보며 마을에 더 남아서 일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합니다. 내가 무엇을 위해 일을 하는지에 대한 고민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고 합니다. 돈만 보지 말고 우리 기업이 계속 제대로 가고 있는지 계속해서 들여다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지역사회에서 시민들의 박수와 관심을 받으려면 사회적경제가 어떤 방향으로 가야할 지에 대한 고민도 이어졌습니다.
김성수 위원장은 돈으로만 관계가 맺어지니 그저 똑같이 경쟁 구도 안에서 해석될 수밖에 없었던 농부로서의 뼈아픈 개인경험을 얘기하며, 사회적 경제 역시 시민들이 공유하고 공감하는 문화로 나아가야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객석에 함께한 강릉지역자활센터 김진욱 실장도 이와 연계해 시사점을 던져주었지요. 당장 이 문을 벗어나면 우리를 둘러싼 것은 자본주의와의 경쟁임을 환기 시켰습니다. 이렇게 자본주의의 바다 속에 살고 있는데, 사회적경제나 사회적기업이 돈을 많이 버는 곳이 있다면 그 자체로 문제라고 꼬집었습니다. 사회적경제는 수익을 나누고 일자리를 창출해야하는데 소위 ‘잘 나가는’ 사회적 경제에 대한 환상을 깰 것을 주문했지요.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사회적경제가 굳건한 국내외지역을 보면 상대적 소득이 높다는 점도 동시에 강조했는데요. 사회적경제가 ‘No profit’ 이 아닌 ‘Not for profit' 의 성질을 띠고 있음을 다시금 떠올릴 수 있었습니다.
김진욱/강릉지역 자활센터
사회적경제, 지역에서 희망을 만들다
김미희/강영협동조합
어느새 토크콘서트는 패널과 관객의 구분 없이 수다의 장이 너른 마당으로 바뀌어졌습니다.
객석 한켠에서 조용히 청취하던 강영협동조합 김미희 사무국장은 강릉영동대학교 내에서 강영협동조합의 역할과 고민에 대해 공유했지요. 대학 내 매점을 만들 때 편의점을 들이자는 건의를 물리치고 지역 수퍼마켓 조합과 손을 잡았던 일, 커피숍이 생기자 공정무역까페 마카조은과 함께 하게 된 일, 원주에서 오던 밥버거를 지역의 찬들식탁으로 거래처를 바꾸고 관동대까지 연결해줬던 일, 대학 이사들을 설득해 주거래은행을 신협으로 바꿨던 일들을 쭉 들으니 그 자체로 사회적경제의 틀과 네트워킹이 그려졌습니다. 대학 내 협동조합이니 만큼 교육사업에도 열심인데요 인문학특강을 통해 협동조합 공부 기회를 만들고, 사회적경제 토크콘서트도 개최 중이라니 사회적경제에 관심있는 시민들이 밑줄 긋고 다음 시간을 기다려보아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 외에도 생소한 분야지만 지속가능한 경제체제인 것 같다는 의견, 강릉지역이 소비 도시이고 끼리끼리 엮여있기 때문에 이미 거대한 사회적 경제를 형성하고 있다는 의견, 사회적경제 영역 입문자로서 선배들과의 만남을 희망한다는 이야기, 돈만으로 행복하지는 않더라는 이야기 등 다양한 견해들이 오고 갔습니다.
마지막으로 사회자 김기홍 대표는 ‘사회적 경제는 시민 모두가 다 같이 잘 살 수 있는 초석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가 사회적경제에 대한 관심을 좀 더 유도하고 홍보하여 스스로 노력해야겠다.’고 마무리 지었습니다.
그리고 덧붙여 이 자리가 아쉬운 분, 더 궁금한 점이 있는 분은 길 건너 ‘명주상회’로 자리를 옮겨줄 것을 주문했는데요, 이 자리에는 대관령문화산업협동조합이 선물해주신 막걸리와 직접 만든 녹두전, 쫄깃한 닭똥집이 작은 가게 테이블 위에서 수다쟁이들을 기다리고 있었더랬지요.
공유하고, 공감하며, 공생하는 강릉 사회적경제의 토크콘서트는 이제 시작입니다.
부조리한 경쟁에 지치고 외로운 당신,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를 꿈꾸는 당신,
이제는 당신의 이야기를 기다립니다.
'네트워크 활동 > 솔솔소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회적경제, 상생을 실천하다! 상호이용을 아시나요? (0) | 2016.12.07 |
---|---|
'사람과 사람을 잇는 강릉지역 사회적경제' 솔솔 발간 (0) | 2016.12.07 |
[회원사소식] 강릉 마을만들기지원센터 (0) | 2016.11.22 |
한살림 30주년맞이 생명평화축제에 함께 했습니다. (0) | 2016.11.16 |
[기획기사] 제주, 사회적경제네트워크를 만나다 (0) | 2016.11.07 |
댓글